아들.. 태어나다!! :: 2002. 3. 15. 15:20

진통이 시작되었다.. 아마 내가 잠든동안에도 계속 아팠나보다.
새벽 어스름한 시각.. 아내는 배가 아프다고 나를 깨웠다. 당시 25살의 철없는 예비아빠였던 나..
"몇분진통인거 같아?"
 ... 
"아직 5분진통 아니네.. 5분 진통오면 깨워..그때 병원가자.."
(5분진통전에 병원 안와도 된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을 들었었다.)
아내는 얼마나 내가 미웠을까..난 아파죽겠는데 남편은 5분 될 때까지 잠자겠단다..
내가 생각해도 내가 참 얄미웠겠다.

5분통이 시작되고 병원에 갔다.
이제야 실감이 나나보다. 긴장이 되고, 손이 떨려온다.
나도 모르게 두손을 모으고 기도를 한다.
제발..제발 둘다 건강하게만 해주세요.. 나직히 하나님 앞에 기도했다. (평소에 잘해야지 ㅠ.ㅠ)

의사가 와서는 여차하면 수술해야한단다. 수술 안하면 산모랑 아기랑 다 위험하다나..
입안에 침이 바짝 말라오고, 아무튼 잘만 해달라며 애원했다. (나중에 듣고 나니 산부인과 의사들이 늘 하는 멘트라더라..)

산모의 힘겨운 신음소리.. 그리고 힘 주는 소리.. 그리고 나의 나직한 기도소리.

분만실에 들어갔다. 같이 있으면 왠지 더 마음이 편할것같아서..
머리맡으로 가서 아내의 볼을 감싸안았다. 그리고 또 기도했다. (평생에 이렇게 간질히 기도해본적이 얼마나 있을까..)
순간 의사가 말한다.. 이번에 안되면 수술해야겠다고... 마지막으로 힘 확실히 주란다.
아내는 그 힘든 순간에도 알겠다고 결의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녀는 정말 대단한 여자다.)
마지막 힘을 주는 순간!! 드디어 생명이 태어났다.
땡스 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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